
아이 둘을 여행지에서 시터에게 맡긴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결심이 필요하더라고요. 8살, 10살이면 제법 컸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해외에서 세부시터를 이용한다고 하니 걱정이 끝이 없었어요. 아이들이 낯설어하면 어쩌지, 안전은 괜찮을지, 혹시 시간만 보내는 형식적인 돌봄은 아닐지, 내가 괜히 예민한 건 아닐지. 부모라면 다들 한 번쯤 해보는 고민일 거예요. 아이를 맡긴다는 건 결국 믿음을 맡기는 일이니까요.
이번 세부 가족여행에서 처음으로 세시모 시터를 예약했어요. 기대도 있었지만 솔직히 걱정이 더 컸어요. 그런데 렌과 앤을 실제로 만나고 나서는 그 마음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어요. 오전부터 오후까지 함께한 시간 동안 두 분은 아이들을 단순히 ‘봐주는’ 게 아니라 정말 ‘함께해주는’ 모습이었거든요. 아이들 컨디션을 세심하게 체크해주시고, 어떤 놀이를 했는지, 아이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구체적으로 공유해주셨어요. 그 작은 설명 하나가 부모 마음을 얼마나 편하게 해주는지 몰라요.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바닷가에서의 시간이었어요. 보통은 모래놀이를 옆에서 지켜보는 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렌과 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직접 바다에 들어가 작은 니모 물고기를 잡아 보여주며 함께 놀아주셨어요.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는데, 그 순간 깨달았어요. 이건 단순한 돌봄이 아니라 진짜 교감이구나. 세부시터라는 말이 그때는 전혀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느껴졌던 건 진심이었어요. 시간을 채우기 위한 케어가 아니라, 아이들과 제대로 놀고 마음을 나누려는 태도였어요. 물을 마실 타이밍, 햇볕을 피해야 할 순간, 아이 표정이 살짝 다운되는 시점까지 세심하게 챙겨주셨어요. 그래서 ‘아, 괜히 세시모 시터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세부시터라 그런지 책임감도 확실히 느껴졌고요.

저희 아이들은 누구에게나 쉽게 마음을 여는 편은 아니에요.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점점 렌과 앤 곁에 더 붙어 있더라고요. 숙소로 돌아와서도 “렌 오늘 이런 거 해줬어”, “앤이 나랑 이렇게 놀았어” 하며 계속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잠들기 전, 조용히 “렌 또 언제 와?”, “앤 보고 싶어”라고 말하는데 괜히 마음이 울컥했어요. 아이들은 솔직하잖아요. 그리워한다는 말은 그만큼 마음을 줬다는 뜻이니까요.

사실 저는 여행 중 하루 정도는 제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을 맡기고도 계속 불안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어요. 휴대폰을 계속 확인하지 않아도 되었고, 멀리서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며 안심할 수 있었어요. 그 덕분에 남편과 오랜만에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커피 한 잔을 천천히 마실 수 있었어요. 그 시간이 저에게는 진짜 휴식이었어요.

처음 세부시터를 맡기면서 망설였던 제 마음이 오히려 미안해질 정도였어요. 왜 많은 부모님들이 세시모 시터를 믿고 맡기는지 직접 경험해보니 알겠더라고요. 단순히 아이를 대신 봐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하루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존재였어요. 어쩌면 이번 세부 여행에서 아이들이 가장 오래 기억할 사람은 리조트가 아니라 렌과 앤일지도 모르겠어요.

지금도 아이들은 가끔 “렌 삼촌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앤 또 만나고 싶다”고 말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져요. 다음에 세부를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다시 세시모 시터를 요청할 거예요. 아이들이 먼저 “또 보고 싶다”고 말한 세부시터, 그 한마디가 이 후기를 대신해주는 것 같아요. 믿고 맡길 수 있는 세부시터를 찾고 있다면, 저희 경험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이버카페-세부시터의모든것
[같이 보면 좋을 글]
↓↓↓↓↓↓↓↓↓↓↓↓↓↓↓↓↓↓↓↓↓↓↓↓↓↓↓↓↓↓↓↓↓
세시모 시터 이용 후, '후회'하는 남편
이 사진보시면 어떤 생각드시나요? 그 체력 좋다던 댕댕이도 뻗게 만드는 우리 무한 에너자이저 아이들 ^^ㅋㅋㅋ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다 보면, 정말 지칠줄 모르는 체력에 아이...
cafe.naver.com

'세부 시터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세부 여행이 끝났는데도 아이가 한 사람만 찾는 이유, 세부시터 라우디오와의 특별한 3일 (0) | 2026.04.02 |
|---|---|
| 시터 안 한다던 초4 언니들이 왜 “하루만은 너무 짧다”고 했을까요? 세부 제이파크 세부시터 후기 (0) | 2026.04.01 |
| 아이 둘과 떠난 세부 제이파크, 극기훈련이 아닌 ‘진짜 휴가’가 되었던 이유 (0) | 2026.03.30 |
| 낯가림 있던 아이가 먼저 웃었다, 첫 세부시터가 바꿔준 여행의 온도 (0) | 2026.03.19 |
| 처음 손을 내민 순간, 세부시터 선택이 확신이 된 이유 (0) | 2026.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