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시모 시터를 이용한 건 이번이 두 번째였어요. 재작년 세부 여행에서 처음 세시모 시터를 경험했는데, 그때의 기억이 워낙 좋아 이번 여행에서도 다른 선택지는 고민하지 않았어요. 성수기라 시터 예약이 쉽지 않은 시기였지만, 아이 성향을 먼저 고려해 세부시터를 배정해 준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믿음으로 다가왔고, 그게 바로 세시모 시터를 선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였어요.
저희 아이는 7살 남자아이지만, 흔히 떠올리는 활동적인 모습과는 조금 달라요. 수영장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것보다는 그늘에 앉아 소꿉놀이나 상상 놀이를 즐기는 편이에요. 물놀이를 싫어하진 않지만, 억지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터 예약 전부터 아이의 속도를 존중해 주고 차분하게 함께해 줄 수 있는 세부시터를 원한다고 요청드렸고, 그 요청을 그대로 반영해 준 점에서부터 세시모 시터에 대한 신뢰가 다시 생겼어요.
그렇게 배정된 분이 바로 앤 시터였어요. 아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 첫 만남이 가장 걱정이었는데, 그 걱정은 정말 짧은 순간에 사라졌어요. 만나자마자 아이가 망설임 없이 먼저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았거든요. 평소라면 엄마 뒤로 숨거나 한참을 관찰했을 아이가 먼저 다가가는 모습에 놀랐고, 그 순간 ‘오늘 하루는 괜찮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아이에게 오늘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니 주저 없이 모래놀이라고 답했어요. 앤 시터는 바로 아이를 비치로 안내했고,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놀이가 시작됐어요. 지켜보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앉아 모래를 만지고 무언가를 만들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아이는 금세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그 표정이 너무 편안해 보여서 부모로서 마음이 놓였어요.
햇볕이 강한 날이었지만 아이는 땡볕 아래에서도 집중해서 놀았어요. 보물찾기 놀이도 하면서 상상력을 자극해 주셨고, 아이가 물에는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만 놀고 싶다고 했을 때도 앤 시터는 전혀 힘든 기색 없이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셨어요. 오히려 제가 더 미안해질 정도였어요. 나중에 아이에게 물어보니 한국에서는 절대 못 해보는 놀이라서 너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여행지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대로 선물해 줬다는 생각이 들어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더 놀라운 건 그 모든 시간이 아직 오전이었다는 점이었어요.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더라고요. 점심 무렵 오늘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었더니 뜻밖에도 물고기 밥 주기였어요. 모래놀이보다 그게 더 기억에 남았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어요. 물고기에게 밥을 주며 앤 시터와 나누던 짧은 대화 속에서 아이가 시터에게 더 마음을 열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앤 시터는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분이었어요. 아이 옆에서 계속 함께할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부모가 가까이 있으면 아이가 더 의식하는 것 같아 중간중간 자리를 비켜주기도 했어요. 아이와 세부시터 사이의 자연스러운 교감을 존중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또 하나 정말 감사했던 점은 영어 사용에 대한 부분이었어요. 아이가 영어를 배우고 있어 영어로 소통해 달라고 요청드렸는데, 그 부분을 끝까지 잘 지켜주셨어요.
신기하게도 아이는 시터와 있을 때만 영어로 말하려고 하더라고요. 물고기 밥을 주며 둘이 영어로 소곤소곤 이야기하던 장면은 지금도 마음에 오래 남아 있어요. 여행을 떠날 때마다 늘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다녀오지만, 한국에 돌아와 사진을 다시 보니 또 세부가 그리워졌어요. 아마 다음 세부 여행에서도 저희는 자연스럽게 세시모 시터를 찾게 될 것 같아요.
영어 유치원에 다니고 있거나, 차분한 성향의 아이를 둔 가족이라면 앤 시터는 정말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어요.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고,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교감해 주는 세시모 시터였어요. 이번 여행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세부시터 선택 하나가 여행의 분위기와 아이의 기억, 그리고 부모의 마음까지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를요. 이번에도 세시모 시터 선택은 정말 옳았어요.
#네이버카페-세부시터의모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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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모 시터 이용 후, '후회'하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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