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7일, 햇살이 유난히 예뻤던 세부. 초등학교 4학년 언니야 둘과 함께한 세부 제이파크 가족여행에서 가장 오래 남은 기억은 수영장도, 음식도 아닌 세부시터와 함께한 하루였어요. 여행을 다녀와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아이들 표정이 가장 밝았던 순간이 바로 그날이더라고요. 사실 출발 전까지 아이들은 시터를 원하지 않았어요. “우린 시터 안 해”, “영어로 말하는 거 싫어” 하며 은근한 반발을 했죠.
고학년이다 보니 괜히 어색할까 봐, 재미없을까 봐 걱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엄마 둘은 생각이 달랐어요. 여행지에서 이런 경험을 또 언제 해보겠나 싶은 마음에 세시모 시터를 예약했어요. 그래도 속으로는 고민이 많았죠. 물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들인데 시터분들이 힘들어하시면 어쩌지, 아이들이 시시하다고 하면 어쩌지, 영어 때문에 위축되지는 않을지… 정말 여러 생각이 교차했어요.

남자 한 분, 여자 한 분 구성의 세부시터로 예약했고, 당일 아침 세시모에서 시터 사진을 먼저 보내주셨어요. 로비에서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점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처음 만난 다니엘과 로젤린 시터는 밝고 차분한 분위기였고, 아이들에게 먼저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풀어주셨어요. 그 순간 아이들 표정이 확 부드러워지는 게 보였어요.
그리고 놀라운 건, 엄마랑은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기더라는 거예요.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물놀이로 직행. 우리가 옆에 있으면 영어할 때 괜히 눈치 볼까 봐 일부러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었어요. 세부시터 분들이 리조트 구조를 잘 알고 계셔서 아이들을 구석구석 데려다니며 설명해주고, 다양한 풀을 오가며 즐기게 해주셨어요. 단순한 물놀이가 아니라, 제이파크를 하나하나 경험하는 시간이었어요.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아이들은 몰입해 있었어요. 시터 시간이 끝났을 때가 오히려 더 놀라웠어요. “왜 하루만 했어?”, “내일도 하면 안 돼?”라며 오히려 아쉬움을 토하더라고요. 시터는 안 한다고 했던 아이들이 맞나 싶었어요. 영어가 걱정된다던 아이들이 “시터가 이런 건 줄 몰랐어” 하며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는데 괜히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하루 종일 시터 이야기를 하고, 심지어 “엄마 얼굴이 시터로 보여”라며 농담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날 이후 세부시터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세시모 시터는 단순히 아이를 맡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열어주는 존재라는 걸 느꼈어요. 영어에 대한 두려움도 줄이고, 낯선 환경에서 다른 어른과 교감해보는 시간은 분명 아이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다만 한 가지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너무 어린 친구들은 시터에게 전적으로 맡기기보다는 부모가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이파크에 한국인 관광객이 많다고 해도 해외는 해외니까요. 실제로 부모를 찾으며 우는 아이들도 있었고, 시터분들이 난처해하는 상황도 보였어요. 아이 성향과 나이에 맞게 세부시터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겠더라고요. 또 고학년 친구들 중에는 부모가 안 보인다고 시터분들께 반말하거나 무례하게 대하는 모습도 간혹 보였어요.

그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희도 전날 아이들에게 분명히 이야기했어요. 시터는 친구가 아니라 우리를 도와주는 어른이고, 존중해야 할 분들이라고요. 세시모 시터 분들은 정말 온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케어해 주세요. 단순한 이벤트처럼 가볍게 접근하기보다는, 시터의 의미를 부모가 먼저 이해하고 아이에게도 설명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결론은 하나예요. 시터를 안 하겠다던 초4 언니들이 “또 보고 싶다”고 말한 세부시터, 다니엘과 로젤린. 아이들을 하루 종일 행복하게 만들어준 그 시간 덕분에 엄마들도 여행다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어요. 세부 제이파크에서의 하루가 이렇게 특별해질 줄은 몰랐어요. 세부시터를 고민 중이라면, 아이들 반응을 한 번 떠올려보세요. 그 진심 어린 한마디가 모든 답이 되어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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