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하루를 떠올리면, 주저 없이 그날을 말하게 됩니다. 아이도, 부모인 저희도 모두 편안했던 하루.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고민했던 세부시터 선택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 선택이 여행의 분위기를 얼마나 바꿔주는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은 낯을 많이 가리는 성향이라 처음부터 시터 선택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남자 시터와는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여자 시터를 요청했고 그렇게 배정된 분들이 바로 Rennalyn 시터와 Antoñita 시터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정말 잘한 결정이었어요.
두 시터분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이들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며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와 주셨습니다. 간단한 한국말로 말을 건네며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주었고, 서두르지 않고 아이들 속도에 맞춰 관계를 만들어 가는 모습에서 경험이 느껴졌어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두 아이가 가능한 한 함께 놀 수 있도록 계속 신경 써주셨다는 점이었습니다. 각자의 성향을 존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놀이가 이어지도록 도와주니 부모 입장에서는 마음이 놓일 수밖에 없었어요.

첫째는 수영장에 들어가면 나올 줄 모르는 물놀이 집중형 아이이고, 둘째는 물놀이를 하다가도 어느 순간 모래놀이로 관심이 옮겨가는 타입이에요. 그날 날씨가 꽤 더웠기 때문에 모래놀이까지 하면 세부시터 분들이 힘들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그런 염려는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 Antoñita 시터는 둘째 아이와 함께 모래사장으로 가 아이 눈높이에 맞춰 성을 만들고 놀이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옆에 앉아 함께 만들고 무너뜨리고 다시 쌓으며 진심으로 놀이에 참여해 주셨어요. 아이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그 모습을 보며 부모인 저희도 자연스럽게 안심이 됐습니다. 놀이가 끝난 뒤의 장면은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모래놀이는 즐겁지만 마무리가 가장 힘든데, 세시모 시터분들은 손과 발은 물론 옷 사이에 낀 모래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씻겨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고, 이래서 많은 부모들이 세시모 시터를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Rennalyn 시터 역시 첫째 아이와 물놀이를 하며 안전과 컨디션을 계속해서 체크해 주셨습니다. 신나게 놀면서도 아이가 지치지는 않았는지, 혹시 추워하진 않는지 세심하게 살펴주셨고, 아이도 시터를 완전히 믿고 따르는 모습이었어요. 덕분에 저희는 멀리서 지켜보기만 해도 될 정도로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날 하루는 부모에게도 큰 선물이었습니다. 아이를 믿고 맡긴 뒤에야 비로소 잠깐 쉬어도 된다는 여유가 생겼고, 늘 아이 위주로 움직이느라 미뤄두었던 휴식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어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충분히 즐기고, 부모는 부모대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확실히 느낀 점은, 좋은 세부시터를 만나는 여행은 여행의 질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이었어요.
단순히 아이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는 더 넓은 경험을, 부모에게는 진짜 휴식을 선물해 주는 선택이라는 걸요. 아이의 성향을 존중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끝까지 함께해 준 세시모 시터분들 덕분에 이 하루는 더욱 특별해졌습니다. 다음 여행에서도 저희는 고민 없이 다시 세시모 시터를 선택할 거예요. 이번 하루의 경험만으로도 이미 답은 충분했으니까요. 아이도, 부모도 모두 만족했던 그 하루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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