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희는 아기 돌을 기념해 세부 여행을 떠났습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마음 한편에는 걱정이 컸어요. 아직 너무 어리고 걷지도 못하는 아기였기에 해외여행이라는 선택 자체가 조심스러웠고, 여행 중 시터에게 아기를 맡긴다는 생각은 여러 번 망설이게 만들었습니다. 아기가 불편해하지 않을까, 낯선 환경에서 울지는 않을까, 이렇게 어린 아이에게 정말 괜찮은 선택일까 하는 질문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그런 불안은 생각보다 훨씬 빨리 사라졌습니다. 첫날부터 시터분이 아기를 돌보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아기를 부드럽게 안고 놀아주고, 눈을 맞추며,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에 차분하게 반응해 주는 모습에서 진심 어린 돌봄이 느껴졌습니다. 아기와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모습을 보니 그제야 마음이 편안해졌고, 둘째 날에는 여행 전에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잠깐이지만 마사지를 예약해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거예요.
그 짧은 휴식조차 저희에게는 큰 선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은 시터분과 함께한 호핑투어였습니다. 아기와 함께 배를 타는 일정이라 솔직히 걱정이 앞섰지만, 그 걱정 역시 기우였다는 걸 곧 알게 됐어요. 시터분은 일정 내내 아기 곁을 한시도 떠나지 않았고, 배 위에서도 하루 종일 아기를 안고 계셨습니다.

체력적으로 얼마나 힘드셨을지 짐작조차 어렵지만, 끝까지 밝고 차분한 모습으로 아기를 돌봐주셨고 보트 승하선까지 함께하며 안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주셨어요. 단 한 번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는 모습에서 부모로서 얼마나 큰 안도감을 느꼈는지 모릅니다. 저희 아기는 원래 낯을 가리지 않는 성격이지만, 시터분이 아이 셋을 키운 엄마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신뢰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그 경험은 행동 하나하나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어요. 아기의 표정 변화나 작은 신호를 즉각 알아채고, 배고픔이나 불편함, 단순한 안정이 필요할 때도 말하지 않아도 바로 반응해 주셨습니다. 부모가 바로 옆에 없을 때도 전혀 불안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어떤 고급 호텔에서도 줄 수 없는 감정적인 안정감이었어요.
보통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은 다녀오고 나면 더 지친 상태가 되기 쉬운데, 이번 세부 여행은 달랐습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여행의 속도가 느려졌고,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습니다. 부모가 조금만 숨을 고를 수 있어도 가족 여행의 질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걸 이번 여행을 통해 분명히 느꼈어요.

여행이 이어질수록 모든 순간이 순조롭게 흘러간 것에 감사하게 됐습니다. 시터분은 결코 이 일을 단순한 직업으로 대하지 않았고, 돌봄 하나하나에 진심과 책임감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모습 덕분에 세시모를 선택한 결정이 옳았다는 확신이 매 순간 쌓여갔고,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는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아렸습니다. 여행 전까지 가장 큰 고민이었던 선택에 대한 불안은, 돌아오는 길에는 감사함으로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만약 다시 세부를 찾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저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망설임 없이 다시 같은 선택을 할 거고, 가능하다면 로젤린 시터분과 또 함께하고 싶습니다. 아기와 함께한 첫 해외여행이 두려움이나 피로가 아닌, 따뜻하고 편안한 기억으로 남게 해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답은 정해져 있었어요.
아직 너무 어린 아기, 아직 걷지 못하는 아기와의 세부 여행을 고민하고 계신 부모님들이 있다면 그 걱정이 어떤 마음인지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저 역시 같은 자리에서 고민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심스럽지만 진심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세시모를 선택했기에 여행을 버티는 시간이 아니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요. 아기 돌 기념 여행이 안전함과 여유, 그리고 마음의 평안으로 가득 채워진 소중한 기억이 되었고, 부모로서 저는 그 선택에 오래도록 감사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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