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이프가 루마니아 장기 출장 중이라 괌, 사이판, 세부를 두고 고민하다 결국 아들과 단둘이 세부 제이파크로 향했다. 코로나 이전엔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아이랑 가는 여행은 완전히 달랐다. 계획과 루트·B플랜까지 자신 있었지만 이번 여행은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여행은 늘 변수로 채워지는 법.
비행기에서 아이가 기저귀 판단 미스로 쉬야를 하고, 카톡이 안 돼 택시 잡기도 어렵고, 배달도 안 되고, 낮잠은 단 한 번도 안 자고, 아빠를 수천 번 외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찾지 않는다는 건... 의외의 반전이었다. 내일 와이프가 합류하면 다시 현실 육아 모드로 돌아가겠지만 그 전까지는 온전히 둘만의 여행이었다.
첫날은 도착하자마자 수영, 샹스몰에서 장 보고 환전, 룸서비스로 마무리. 다음날 아침 자연스럽게 세부 시계 기준 새벽에 눈을 떴다. 8시 반 로비에서 시터 리치벨을 만나 조식을 함께 하기로 했는데, 아이와 나에게는 그 몇 시간이 참 길었다. 그리고 마침내 나타난 리치벨. 3년 만에 영어를 다시 쓰려니 문법도 엉키고 말도 막혔지만, 리치벨은 센스가 좋았고 배려가 몸에 배어 있었다.
우리 아이는 잠시만 놀아줘도 금방 환자 모드가 되는 에너지 몬스터였는데,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놀아주는 모습에 감탄했다. 첫날엔 둘이서 모래놀이·수영·씻기까지 완벽하게 함께했고, 둘째·셋째 날엔 리치벨과 친구 시터까지 합류하면서 아이의 체력이 고갈될 정도로 슬라이드를 20~30번 연속 탔다. 리치벨은 우리 아이를 ‘에너자이저’라고 불렀다.
그 정도로 끝없이 뛰고 달리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함께 다니며 느낀 점도 많았다.
제이파크 앞 삐끼들도 리치벨이 한마디 하면 조용했고, 만약 시터 없이 왔다면 정신없고 밥 한 끼 편히 못 먹었을 것이다. 씻기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리치벨이 도와줘서 수월했고 로션·옷·정리까지 깔끔했다. 제이파크 뽀로로 키즈카페도 이틀 연속 이용했다. 쭉 지켜보니 아이·시터 단독 이용이 많았고 케어하는 모습이 믿음직했다. 다음엔 맡겨두고 나도 커피 한 잔, 스파 한 번 해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들과 둘만 떠난 여행. 체력전이 될 줄 알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시터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는 더 행복했고 나는 여행다운 여행을 했다. 다시 세부를 갈지, 오키나와를 갈지 와이프와 상의해야겠지만 이번 여행의 결론은 하나다. 아이를 잠시라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서비스는 선택이 아니라 여행의 질을 바꾸는 핵심이었다. 이후 후회 없이 휴식했고 추억은 더 선명해졌다. 아빠와 아들의 여행, 그리고 시터 리치벨. 이 셋이 만든 세부는 생각보다 훨씬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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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보시면 어떤 생각드시나요? 그 체력 좋다던 댕댕이도 뻗게 만드는 우리 무한 에너자이저 아이들 ^^ㅋㅋㅋ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다 보면, 정말 지칠줄 모르는 체력에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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