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에 세부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건 시터였어요. 여행 일정이나 숙소보다도 아이를 어떻게 맡길 수 있을지가 제일 중요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알아볼지, 믿을 수 있는 곳을 통해 진행할지 고민하다가 숙박과 함께 진행할 수 있었던 세시모를 알게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었어요.
여자아이라 섬세하게 케어해줄 수 있는 분이면 좋겠다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채리쉬 시터로 배정받았어요.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때부터 부드러운 인상이었고, 실제로 만났을 때도 그 느낌 그대로였어요. 우리 아이는 낯가림이 정말 심해서 처음 보는 어른 앞에서는 고개도 못 드는 편인데, 채리쉬는 아이를 재촉하지도 않고 말도 크게 하지 않고 조용히 옆에 있어주며 천천히 다가와 주셨어요.

그 모습이 오히려 더 믿음이 갔고, 놀랍게도 십 분도 안 돼 아이가 마음을 열더라고요. 그 순간 아 오늘은 괜찮겠다 싶었어요. 힘든 기색 하나 없이 하루 일정 내내 아이에게 맞춰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제이파크 동선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아이가 저기 가 보고 싶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데려다주셨고, 덕분에 아이는 여행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부모가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여주는 그 자연스러움이 얼마나 큰 안정감을 주는지 이번에 제대로 느꼈어요. 이틀 동안 함께했는데 둘째 날 아침에 아이가 먼저 이모 또 오냐고 묻더라고요. 그 한마디에 전날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다 느껴졌어요. 하루 종일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저녁에 돌아와서는 오늘 뭐 하고 놀았는지 조잘조잘 이야기하는데 아이 얼굴에 남은 표정을 보니 모든 설명이 필요 없었어요.

아이가 이렇게 편안해하는 모습을 보니 부모 마음도 저절로 놓이더라고요. 여행지에서 아이를 맡긴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누군가가 진심으로 아이를 봐주고 있다는 게 느껴지면 부모도 비로소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 다음에 다시 세부를 간다면 망설임 없이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세부 여행에서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은 건 화려한 풍경이 아니라 채리쉬 시터와 함께했던 아이의 웃음이었어요. 덕분에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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