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식구 여행도 쉽지 않은데, 아이 셋을 데리고 가는 여행은 정말 다른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세부 여행에서는 꼭 시터를 써야겠다고 마음먹고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사실 하루만 예약했지만 마음속으론 며칠이고 맡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전날부터 당일까지 안내가 너무 빠르게 이뤄져서 시작부터 마음이 놓였어요.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바로 답이 오고, 필요한 요청도 즉시 전달해주셔서 준비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하나도 받지 않았습니다. 저와 남편이 가장 걱정했던 건 스무 달 된 막내였어요. 첫째와 둘째는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었지만 막내는 저한테서 떨어질 줄 모르니 걱정이 컸죠. 그런데 만나자마자 이모에게 쏙 안기더니 뒤도 안 돌아보고 놀러 가는 모습을 보는데, 너무 신기해서 남편과 한참을 보고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처음 봤거든요. 물놀이를 얼마나 재미있게 하던지 금방 표정이 환해지는 게 눈에 보였습니다. 저희는 그 사이 여유 있게 라운지에서 망고주스와 맥주 한 잔씩 하며 오랜만에 숨을 돌렸어요. 이렇게 편하게 앉아서 쉬는 여행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첫날은 만남 시간이 조금 늦었는데도 아이들은 시터 삼촌들과 더 놀고 싶다며 겨우 달래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식사도 여유롭게 하고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은 자연스럽게 조금 늦어졌지만, 아이들은 다시 시터분들을 보자마자 환하게 뛰어가더라고요. 막내는 아예 안토니타 이모 옆에서 떨어지질 않았고, 둘째와 첫째는 제럴드와 니노 삼촌 손을 덥석 잡고 바로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원래 남편이 카지노를 조금 구경해보고 싶다고 해서 잠깐 나갈까 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잘 놀아서 급하게 패러세일링과 제트스키를 예약했어요.

신혼여행처럼 둘만의 데이트 같은 시간을 가졌다는 게 이번 여행의 가장 큰 힐링이었습니다. 아이들 없이 이렇게 여유를 누릴 수 있다니, 여행에서 이런 시간이 있었다는 게 지금도 믿기지 않아요. 다시 돌아와 보니 아이들은 수영장과 바다를 번갈아 다니며 끊임없이 놀고 있었어요.
아이 셋을 데리고 이렇게 다양한 물놀이를 하루에 다 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체력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아이들이 지쳐도 시터분들은 계속 웃으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었고, 중간중간 챙겨온 간식들도 아이들에게 나눠주시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너무 따뜻해졌습니다. 막내는 졸릴 때 보통 저를 찾는데, 어느 순간 보니 이모가 안아 재우고 있는 거예요. 열 분 만에 잠들어 있던 그 모습이 아직도 잊히질 않습니다.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첫째는 마지막에 삼촌과 헤어지기 싫다고 울었고, 둘째도 계속 “내일도 또 오면 안 되냐”고 묻더라고요. 막내는 이미 이모에게 껌딱지가 되어 있었고요. 아이들이 이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며칠을 더 맡기지 못한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하루만 예약해서 아쉬웠던 여행. 다음에 세부에 오면 하루는 절대 부족하고, 이틀이나 삼일은 꼭 맡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부모에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이번 여행에서 다시 깨달았습니다. 아이들도 신나고, 엄마 아빠도 쉬고, 모두가 행복했던 하루. 많이 고민하신다면 정말 주저하지 마세요. 여행의 만족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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