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늦잠 잘 줄 알았던 아이들이었는데요. 전날 너무 신나게 놀아서 매니저님께 일부러 10시 반으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두었거든요. 그런데 세부 시터분들은 약속했던 원래 시간에 맞춰 먼저 와계셨어요.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괜히 마음이 찡했고, 여행 첫날부터 믿음이 확 생기더라고요.
둘째 날엔 아들이 물놀이 대신 쉬고 싶다고 해서 매니저님께 상담드렸더니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을 추천해주셨어요. 책 읽기, 보드게임, 테이블사커, 포켓, 실내 놀이터까지 종류도 많고 30분에 백페소라 부담도 덜했어요. 덕분에 아이가 원하는 만큼 차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딸아이는 활동적인 성격이라 제럴드 삼촌과 실컷 뛰어다녔어요. 반면 아들은 라퀠 삼촌과 조용하게 보드게임을 즐기며 자기 성향에 꼭 맞는 시간을 보냈고요.

아이들 성향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맞춰주는 걸 보면서 왜 많은 분들이 세부 시터를 찾는지 실감했어요. 중간엔 더워서 스노우카페에 들러 음료 마시고 쉬기도 했어요. 시터 삼촌들이 필리핀 전통 놀이를 알려주셔서 아이들도 신기해하고, 저는 영어가 서툴러 어색할까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삼촌들이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주셨어요. 그 순간 마음이 참 든든해지더라고요.
잠깐 쉬었다가 고카트도 탔는데 더운 날씨에도 시터 삼촌들이 힘껏 밀어주고, 사진도 예쁘게 찍어주셔서 또 한 번 감동했어요. 물놀이가 전부라고 생각했던 제이파크였는데, 이렇게 다양한 일정도 충분히 가능하구나 싶었고 다음엔 몰 구경까지 일정에 넣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후에는 시원한 실내 뽀로로파크로 향했어요. 매니저님이 미리 알려주신 대로 물, 수건, 여벌 옷을 준비하면 좋다고 했는데 저는 깜빡하고 방에 다시 다녀왔네요. 그래도 아이들은 너무 신나게 놀았고, 저는 잠시 쇼핑도 하며 오랜만에 제 시간도 가졌어요. 중간중간 시터님들이 보내주는 아이들 사진을 보면서 마음이 얼마나 편하던지요. 아이들 표정 하나하나에서 즐거움이 느껴졌어요.

이틀 동안 아이들은 엄마 아빠 걱정 없이 마음껏 놀았고, 저희 부부도 여행 중에 제대로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가족 여행에서 체력과 안전 때문에 매번 고민하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엔 그 모든 부분이 해결된 기분이었어요. 특히 혼자 아이 키우며 걱정 많은 엄마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경험이에요. 여행이 이렇게 편안할 수 있다는 걸 오랜만에 느꼈어요. 세부에서 아이들과 행복한 여행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이 경험이 분명 큰 도움이 되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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