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세부 여행은 시작부터 고민이 많았어요. 일곱 살, 네 살, 그리고 백일 갓 지난 아기까지, 세 아들을 데리고 해외로 나가는 게 맞는 걸까 하는 걱정이 계속 들었거든요. 결국 너무 어린 막내 때문에 예약했던 다낭 여행을 취소하고, 아이 케어가 확실한 세부로 방향을 돌렸어요. 솔직히 말하면, 시터 서비스 하나만 보고 결정한 여행이었어요.
일곱 살과 네 살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니 남자 시터를, 갓 백일 된 막내는 꼼꼼한 케어가 필요하니 여자 시터를 요청했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조이 시터는 하루 종일 아기를 안아주고, 잠들면 곁에서 지켜주고, 더울까봐 부채질까지 해주며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주는 모습이 그대로 느껴졌어요. 그 모습을 보는데 어쩌면 나보다도 더 잘 케어해주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였어요.

큰 아이 둘은 물에 대한 겁이 조금 있어서 “즐겁게 놀면서 물에 대한 두려움만이라도 줄이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첫날부터 믿기 힘든 일이 생겼어요. 네 살 둘째가 원래 구명조끼를 입어도 저희 목에 매달려 있는 아이였는데, 갑자기 혼자 구명조끼를 입고 수영을 시작한 거예요. 물 안에서 해맑게 웃으면서요. 저희 부부는 서로 얼굴만 보고 놀랐어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죠.
그 뒤로는 다른 걸 해보자고 해도 두 아이는 물속에서 나오질 않았어요. 삼 일 내내 물놀이를 해도 질리지 않을 만큼 즐거웠나 봐요. 시터분들은 분명 많이 지쳤을 텐데도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고 아이들이 하고 싶다는 건 뭐든 함께해주셨어요. 농구하자면 농구대로, 징검다리 건너고 싶다 하면 함께 가주고, 모르는 물고기가 보이면 밥 주러 가고, 슬라이드를 타고 싶으면 구석구석 다 데려가 주셨어요.

아이들 안아 올려 골 넣게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사실 첫날 시터를 만나고 아이들이 한 명도 뒤돌아보지 않고 시터와 놀러 가버리니까 남편과 저는 갑자기 둘이 맥주를 마시게 되었어요. 가족여행인데 이게 맞나 싶은 생각이 잠깐 들었죠. 그런데 그 생각은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어요.
두 시간이 지나 시터분들이 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 단 한 시간 동안 셋을 동시에 보는데도 체력이 금방 바닥나고 정신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왜 이곳이 ‘시터 천국’이라고 불리는지요. 덕분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실컷 놀았고, 막내도 편안하게 품에서 잘 쉬었고, 저희도 둘이 함께 수영도 하고 맥주도 마시고 낮잠도 자고 마사지까지 받으며 오랜만에 진짜 여행 같은 여행을 했어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완벽했던 조합이었어요.

저희 부부는 한 번 갔던 여행지는 다시 가지 않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둘 다 같은 이야기를 했어요. “여긴 다시 와야 한다.” 그것도 더 오래. 아이들도, 저희 부부도 이 여행에서 받은 행복이 너무 컸어요. 특히 둘째는 시터와 헤어진 뒤 속상해서 눈물을 보였을 정도예요. 그 모습을 보고 저도 마음이 찡해졌어요. 사진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준 시터분들께 이 후기를 선물하고 싶어요. 다음에 다시 만날 날을 저희 가족 모두가 기다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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