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시터 후기

세부에서 시터를 만난 하루, 여행이 ‘육아’에서 ‘휴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cesimo 2026. 2. 1. 12:00

 

 

세부에 도착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드디어 시터를 만났다. 아침 아홉 시 반, 로비에 도착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사진이 전송되었고 그 사진 속 왼쪽이 채리시, 오른쪽이 비너스였다. 싱긋 웃으며 기다리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였다. 먼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제이파크 시터 차지에 대한 경험을 남기고 싶다.

 

 

 


원칙적으로는 인당 오백 페소가 발생한다고 안내받았고 저 역시 알고는 있었지만 솔직히 그 금액이면 시터와 더 맛있고 넉넉한 식사를 하고 팁을 조금 더 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다. 시터가 두 명, 이틀 이상이면 금액이 꽤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차지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판단이고 정석은 아니다.

 

 

 

 

체크인할 때 타월카드를 받지 못해 당황했지만 타월데스크에서 룸번호와 이름만 적고 타월 네 장과 팔찌 네 개를 받을 수 있었다. 아이 나이를 묻길래 다섯 살이라고 답하니 그대로 발급해주었고 시터들도 로비에서 번호표를 받아 대기 중이었다. 제이파크 직원은 인당 차지를 요구했지만 곧바로 수영장을 이용할 게 아니라고 하니 루프탑으로 올려보내 주었다.

 

 

 


시터들과 함께 물놀이 복장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으로 향했는데 채리시가 팔찌가 있어도 차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래도 이미 이렇게 온 상황이라면 발생하더라도 내겠다 생각했고 결국 오늘 하루는 차지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내일은 또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 그건 리조트 운영 흐름에 따라 매번 달라지는 듯하다. 채리시는 일곱 살 첫째를, 비너스는 다섯 살 둘째를 맡았다.

 

 

 


채리시는 능숙하고 노련한 스타일, 손짓과 미소만 봐도 마음이 놓였다. 비너스는 조심스럽고 세심했다. 처음엔 낯가리던 둘째도 금방 마음을 열었다. 점심은 김떡순을 배달해 모두 함께 먹었다. 푸짐했지만 예전만큼의 맛은 아니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아이들과 시터가 웃으며 먹는 모습이 훨씬 만족스러웠다.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

 

 

 


슬라이드 앞 풀바에서 파는 뽕따, 메로나, 빵빠레까지 가격이 조금 있지만 아이가 웃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큰 아이가 슬라이드를 타고 싶다고 해서 팔찌가 필요하다 하길래 데스크에 가서 요청하자 나이를 확인하고 바로 발급해줬고 채리시와 함께 열 번 넘게 내려오며 깔깔 웃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남편과 나는 풀바에서 망고쥬스를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아이스크림 통을 모아 헤어샵 놀이까지 이어지고 아이들의 소리, 물소리, 웃음소리가 여행의 배경음이 되었다. 남편은 처음엔 시터에게 맡기는 게 익숙지 않아 아이들이 보이지 않으면 바로 찾아다녔다. 하지만 점점 믿음이 생기고 오늘 하루를 통해 내일은 아이와 시터만 보내도 괜찮겠다는 결론에 닿았다.

 

 

 

 

시터들은 한국어가 능숙하진 않았지만 채리시는 영어로 충분히 소통이 가능했고 우리는 번역기를 이용해 원하는 방향을 상세하게 전달했다. 서로의 언어가 다르지만 마음은 충분히 닿았다. 네 시 반쯤 수영장을 마치고 방으로 올라와 시터들이 아이들을 씻기고 머리를 말려주고 내가 가져온 색칠놀이까지 함께해주었다. 오후 다섯 시 삼십 분, 오늘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내일은 뽀로로파크와 마사지까지 시터와 함께할 예정이다. 아이 셋을 키우며 국내여행은 늘 정신없이 지나갔고 여유는 늘 뒤로 밀렸다. 그러나 세부에서 시터를 만난다는 건 부모도 휴식을 얻는 여행이 된다는 뜻이었다. 육아가 여행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행 속에서 아이와 부모가 모두 쉬는 경험. 이게 바로 시터가 만들어준 차이였다. 내일은 더 노련하게, 더 여유롭게. 그리고 더 깊이 이 시간을 누려볼 생각이다. 고민 중이라면 꼭 말해주고 싶다. 시터는 선택이 아니라 여행의 질을 바꾸는 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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