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후기라는 걸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긴 글을 남겨본 적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만큼은 꼭 기록해두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아이를 맡기고 편해진 여행이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감사했고 행복했고, 아이들을 통해 새로운 추억을 얻은 날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이 민과 조이, 그리고 지금 세부 여행을 고민 중인 다른 부모님들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천천히 풀어보려 합니다.

우리는 제이파크 3박 일정으로 다녀왔고 체크인·체크아웃을 제외한 3일을 시터와 함께 보냈습니다. 첫째는 6살, 둘째는 23개월. 낮가림 심하고 엄마 없으면 우는 둘째 때문에 진짜 마지막까지 고민했어요. 그래도 믿어보고 예약을 했고 결과적으로 그 결정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선물이었습니다.첫 만남은 로비에서 이뤄졌습니다.

민과 조이를 만나는 순간 둘째는 더운 공기와 낯선 분위기에 크게 울었고, 저는 시터 차지 내랴 아이 달래랴 정신 없이 흔들렸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제가 흔들릴 때 오히려 더 차분했습니다. 괜찮다고, 천천히 가자고, 아이와 거리를 두며 긴장을 풀어주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이후 방으로 올라가 한 시간 정도 그림도 그리고 이야기 나누며 아이와 가까워졌고, 물놀이장에 등장한 순간—놀랍게도 둘째가 조이에게 안겨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장난을 치며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마음 깊이 안도와 감사가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아, 드디어 세부에 왔구나. 드디어 엄마 아빠도 쉴 수 있구나.” 첫째는 민과 금방 친해졌습니다. 물놀이도, 그림놀이도, 수다도 끊이지 않았어요. 집에서는 영어로 말하는 걸 부끄러워하던 아이가 민에게만큼은 스스로 말을 걸더라고요. 아이의 기질을 읽고 맞춰주며 놀아주는 모습이 참 따뜻했습니다.

그날 저녁 아이들은 샤워까지 시켜주시고 머리도 감겨주시고 옷까지 갈아입혀 주신 뒤 퇴근하셨습니다. 둘째는 잠시도 쉬지 않고 놀더니 밤 8시 전에 그대로 잠들었고, 첫째도 쿨하게 뻗었습니다. 그렇게 찾아온 조용한 밤, 호텔 발코니에 앉아 남편과 나란히 쉬며 “이게 여행이지” 하고 웃었습니다. 마음이 환하게 비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둘째 날은 더 자연스러웠습니다. 둘째는 조이 품에 쏙 안기고 첫째는 민을 보자마자 이름을 부르며 뛰어갔습니다.

그날은 아이들만 시터에게 맡기고 우리는 마사지도 받고 쇼핑도 하고, 정말 얼마만에 둘이서만 걸어봤는지 모릅니다.
또한 매니저님이 아이들의 상태를 계속 채팅으로 알려주셔서 더욱 편안했습니다. “잠들었어요”, “지금 낮잠 중”, “물놀이 중인데 햇빛이 강해 잠시 휴식해요”. 우리 대신 누군가 아이를 세심하게 보고 있다는 것, 그게 얼마나 큰 안도감이 되는지 다시 배웠습니다.

둘째 날 첫째는 민에게 수영을 배웠다고 하더니 정말로 물속에서 발을 차며 앞으로 나아가 깜짝 놀랐어요. 그런 모습이 또 얼마나 대견하던지. 아이들이 즐겁게 놀아주는 동안 우리는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고 돌아왔을 때는 따뜻하게 씻겨진 아이들, 웃는 얼굴의 시터 두 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조금 일찍 작별했고, 아이는 민에게 매달리고 조이에게 손을 흔들며 “내일 또 와”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날 아이가 말했습니다. “제일 재밌었던 건 시터 선생님이랑 논 거였어.”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그 말을 반복합니다. 그만큼 아이의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고, 우리 부부에게도 오래 가는 쉼이었습니다. 다음 여행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시터를 이용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주변 엄마들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할 겁니다. 낯가림 심한 아이도 환하게 웃게 만들어주는 사람들, 부모의 여행에 쉼을 더해주는 존재, 엄마 마음을 이해하는 눈빛. 그런 경험을 했기 때문에요. 민, 조이 그리고 매니저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가족에게 이번 세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오래 남는 기억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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